아시아 최대규모인 ‘제 17회 서울카페쇼 2018’이 지난 11월 8일부터 11일까지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렸다. 올해 처음으로 친환경 특별관이 마련되었으며 친환경 제품 제조 수출 기업으로 연지곤지 외 5곳이 초청되었다.

김광필 연지곤지 대표가 만든 '쌀 빨대'는 말 그대로 쌀로 만든 빨대이다. 쌀 70%와 타피오카 30%, 단단하게 만들기 위한 소금 조금이 재료의 전부이며 모두 먹을 수 있는 재료이다. 실제로 이 빨대를 먹어본 소비자들은 누룽지 맛이 난다고 답했다. 또한 쌀 빨대로 크림파스타를 만들어 먹는 동영상이 유투브에서 큰 화제가 되었다.

하지만 쌀 빨대가 결코 쉽게 만들어진 것은 아니었다. 처음 시작은 신발에서 시작했다. 김광필 대표는 부모님이 청계천에서 신발 도매상을 하셔서 어릴 때부터 신발 소재에 관심이 많았다. 신발에 맞는 가벼운 소재를 찾다 보니 자연스럽게 소재 사업을 연구하게 되었고 우연히 미국의 스타트업 ‘롤리웨어’에 대해 알게 되었다. 롤리 웨어는 해초 등 식물성 소재로 먹을 수 있는 일회용 빨대와 컵을 제작하는 바이오 플라스틱 기업이다.

김광필 대표는 한국 시장에서도 친환경 대체품에 대한 바람이 커질 것이라는 확신이 들었고, 한국 시장에 맞게 쌀을 빨대의 소재로 선택했다. 70대 30이라는 비율도 쉽게 얻어진 것이 아니다. 습도와 기온에 따라 달라지는 소재의 성질 때문에 최적의 비율을 찾기 위한 수많은 시행착오 끝에 얻게 된 성과물이다. 쌀 빨대가 플라스틱처럼 단단함을 가지게 된 것도 이 비율 덕분이다.

▲ 연지곤지의 ‘쌀 빨대’ (출처: 연지곤지 페이스북 홈페이지)

플라스틱 빨대는 자연에서 분해되지 않고 마이크로미터 단위의 미세플라스틱으로 남아 해양 생태계에 악영향을 끼친다. 이는 모든 플라스틱 제품이 마찬가지이다. 플라스틱으로 인해 환경에 적신호가 나타나자 지난 8월 환경부는 과도한 일회용품 사용을 줄이기 위해 매장 내 일회용 컵 사용을 금지했다. 이때부터 플라스틱 빨대 문제도 수면위로 떠올랐고, 카페는 일회용품을 대체할 수 있는 제품을 찾기 시작했다. 이는 친환경 쌀 빨대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졌다.

쌀 빨대는 밀봉된 상태에서는 유통기한이 1년으로 비교적 높다. 식중독을 걱정하는 소비자들도 있으나 1년은 충분히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다. 무엇보다 100일 안에 자연에서 분해되며 먹어도 아무 지장이 없다. 뜨거운 물에서는 2-3시간, 차가운 물에서는 6시간 동안 형태를 유지하여 음료를 마실 때에도 불편함이 없다.
 

가장 큰 걸림돌은 가격이다. 현재 쌀 빨대는 플라스틱 빨대 단가의 약 2배인 15원이다. 김광필 대표는 단가를 맞추기 위해 베트남에 공장을 세우고 자동화시스템, 대량화를 통해 가격 경쟁력을 키워가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김광필 대표는 가격이 비싸더라도 쌀 빨대가 친환경이라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고 말한다. 단순히 플라스틱 빨대와 비교해서 가격이 높다고 쓰지 않는 것이 아니라 환경을 위해 어느 정도의 비용 지불은 필요하다는 사회적 분위기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좋은 소식은 이런 분위기에 동참하는 외식업체들이 늘어가고 있다는 것이다. 김광필 대표의 비전에 공감하여 제품을 공급받는 개인 카페들도 늘어나고 있으며 메리어트 호텔과 파라다이스 호텔에도 이미 계약을 마치고 매장에서 사용 중이다. 이-트레이더스와 빅마켓 내의 푸드코트에서도 사용 중이며 갤러리가 백화점과 롯데마트에서는 판매를 시작했다. 서울 카페쇼 2018에서의 인터뷰에서 김광필 대표는 현재 100여 곳과 납품 계약을 맺고 있으며 이디야, 탐앤탐스 등 프랜차이즈 업계와도 계약 관련 논의가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해외 반응 또한 뜨겁다. 베트남, 일본과 판권 계약을 마친 상황이며 버블티용 쌀 빨대는 대만 시장에서 활발한 논의가 진행 중이다. 성장 가능성이 높은 스타트업 연지곤지가 카페에 친환경 바람을 불어올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