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 박항준 비즈니스모델 전문가/우: 박현정 액셀러레이터)

어떤 LED관련 스타트업이 투자를 받으려 했었다. LED업계에서 10여 년 간 잔뼈가 굵은 개발자겸 대표께서 연구한 기술은 알루미늄 냉각판을 통한 발열 제어기술이었다. 수명과 온도, 내구성에 문제를 일으키는 발열이라는 LED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고 내구성이나 효율, 전기료 면에서 30% 정도의 효율성을 높여주는 훌륭한 기술이었다. 다만, 냉각판이 알루미늄이라 원가가 10% 정도 높아지는 단점이 있었다.

이 회사의 투자제안에 우리는 안타깝지만 거절을 할 수 밖에 없었다. 이 기술이 좋은 기술이라는 것은 안다. 그러나 이 기술은 ‘경쟁기술’은 될지언정 ‘생존능력’은 되지 못한다. ‘경쟁기술’을 가지고 대기업들과 경쟁하기에는 자금력, 조직력 등 ‘생존능력’ 면에서 역부족으로 보였기 때문이다.

30%의 효율성 향상, 경쟁기술

대기업은 마음만 먹으면 30%의 효율을 지금이라도 높일 수 있을지 모른다. 아니 그런 제품을 금세 출시할 수도 있다.

아이테인포(주)라는 회사를 운영할 때 인텔과 보안랜카드를 개발하게 되었다. 개발을 위해 받은 인텔의 랜카드용 칩에는 당시 시장에서 유통되기 전의 제품이 첨가되어 있었다. 칩 내에 VPN기능이나 IP Security기능 등 다양한 기능들이 첨가된 이 칩은 효율성이 30% 향상되는데 2년 후 출시를 준비 중이었다고 들었다. 현재 시장에서 판매되는 있는 칩의 재고가 거의 소진된 시점에서 순차별로 나온다는 말이었다. 아니면 경쟁사에서 우수한 기능의 제품이 출연하면 그 때가서 시장에 내놓으려 했던 것이다.

그런데 30% 효율성이 향상되는 기술만 믿고 대기업과 한 번 붙어보겠다고 한다면 어땠을까? 결과는 불 보듯 뻔하다.

그렇다면 스타트업은 영영 투자도 못 받아보고 죽는다는 것일까? 아니다. 스타트업도 투자를 받을 수 있다. 스타트업이 투자를 받는 기술은 두 가지이다. 하나는 ‘성공기술’이고, 또 하나는 ‘생존시장’이다.

시장을 엎어 놓는 파괴적인 혁신을 이루는 ‘성공기술’을 보유한 스타트업이 나타나면 당연히 투자가 된다. 이 파괴적인 혁신을 이루는 ‘성공기술’에 대해서는 뒤에 좀 더 자세히 다루기로 하겠다.

반면 투자자 성향에 따라 다르지만 스타트업의 ‘생존기술’도 투자대상이 된다. 나름 린테스트를 거쳐 KPI를 보유하고 있거나,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어 미래의 기대치가 높아질 것으로 보인 스타트업들이 해당한다. 이들은 경쟁기술은 없지만 생존이 가능해 보이고, 독자적인 ‘성공기술’로 발전할 비전을 갖고 있다. 몇 회에 걸쳐 100억대의 투자를 유치한 ‘리멤버’라는 어플을 보자. ‘아날로그식 명함 보관앱’이라는 독특한 서비스 모델로 유명한 어플이다. 아직 비즈니스모델 중 수익모델이 불확실해 ‘성공기술’이라고는 단언할 수는 없지만 이미 회원수, 사용자 수 모든 면에서 ‘생존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기업이다. 이런 ‘생존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기업은 언젠가 ‘성공기술’을 개발하게 될 것으로 투자자들은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