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 최인우 펀드매니저/우: 신진오 투자전문가)

함씨가 2013년 7월에 투자한 비상장 기업은 함씨가 투자한 후 거래가격이 10% 정도 하락했다.  그는 단기적으로는 투자결과에 대해 실망하였으나, 투자 후 4개월이 지난 그 해 11월에 이 기업은 코스닥 상장을 위한 예비심사를 청구했다.  함씨는 본인이 생각했던 일정대로 투자한 기업이 심사청구를 하자 흥분이 되었고, 연말이 되자 거래가격은 함씨의 투자원금 수준으로 상승했다.

해를 지나 2014년 1분기가 되자, 이 회사의 주식 거래가격은 함씨가 투자한 가격에서 20% 정도 상승하여 함씨는 양호한 투자수익을 거두며 매도할 수 있는 상황이 되었다.  하지만, 그는 이 회사가 코스닥 상장심사에 통과를 하게 되면, 주가가 더 오를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하여 계속 보유했다.

그러던 어느 날, 함씨에게는 청천벽력(靑天霹靂, 맑게 갠 하늘에서 갑자기 떨어지는 벼락이라는 뜻으로 돌발적인 사태를 이르는 말.) 같은 뉴스가 보도되었다.  함씨가 투자한 이 기업이 코스닥 심사청구를 철회해 버린 것이다. 

이 기업은 2013년까지 초고속으로 매출이 성장하였으나, 2014년에 들어와서 거래하는 대기업의 수주가 급감하여 매출액이 2013년도 대비하여 30% 수준으로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었다. 이렇게 되자, 2014년도 실적은 상당한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어 코스닥 상장 심사에 통과하기 어려운 지경에 이른 것이었다. 

이 회사의 상장 심사 철회 이후, 주식의 거래가격은 반토막이 났다.  함씨는 뉴스 기사를 보자마자 주식을 팔기 위해 내 놓았으나 시장에서 이 주식을 사겠다는 사람들은 자취를 감추었다.  함씨는 큰 손해를 보고 매도할 수가 없어서 장기 투자로 전환했다. 의도치 않게 장기 투자가 되어 버린 것이다.

함씨가 투자한 기업은 실적이 악화되긴 했지만, 망한 것은 아니었다.  코스닥 상장이 확실하다고 믿었던 기업이 상장 계획을 철회하고 상장이 불확실해지자, 투자자들이 이 기업 주식에 대한 투자를 외면한 것이다.  이처럼 비상장 주식에 대한 투자는 항상 기업의 ‘상장 리스크’가 존재하므로 이 부분을 감안하여 투자하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