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콜로 마키아벨리 (Niccolò Machiavelli, 1469~1527) 는 이탈리아 피렌체의 정치가이자 사상가이며, 그의 저작 ‘군주론’이 이탈리아 피렌체를 통치하던 메디치 가문에 최초로 바쳐진 시기는 1513년이다.  당시 이탈리아는 하나의 국가로서 기능하지 못했고, 각 도시마다 전통 귀족 영주들이 통치하는 식으로 나눠져 있었다. 이에 프랑스나 스페인 등 통일 왕조를 이룩한 국가들은 틈만 나면 이탈리아 영토 정복을 노리고 있었고, 마키아벨리는 이를 안타깝게 여겨 강력한 통치 전략을 메디치 가문에 제시하며 이탈리아 통일을 이루고 강한 이탈리아를 만들어야 한다고 조언한 것이다.

마키아벨리의 군주론은 그 당시까지의 여러 역사를 인용하여 군주의 정치 처세술을 제시하였는데, 특히 그는 기독교가 맹위를 떨치던 중세 시절에 종교와 도덕을 초월하여 인간의 심리와 경제를 활용한 직언들을 쏟아내어 후세의 많은 비판과 칭송을 동시에 얻게 된다. 아래에 그의 저서 내용 중 전략과 경제가 복합적으로 제시된 내용들을 아래에 4가지 정도로 제시해 보겠다.

① 군주가 정복지에 직접 가서 살아야 하는 이유는? - 현장 통치 비용 절감

본국과 다른 영토를 정복한 경우 최선의, 그리고 가장 효과적인 해결책은 정복자가 그 지역에 친히 가서 정주하는 것이다. 이러한 조치를 취하면 병합된 지역은 영구적으로 확보된다. 이것이 불가피한 경우 차선책은 정복국가의 거점이 될 수 있는 식민지를 몇 군데 설치하는 것이다. 식민지는 비용이 거의 들지 않는다. 따라서 전혀 비용이 들지 않거나 아주 적은 비용으로 식민지를 설치하고 유지할 수 있다. 그러나, 식민지 건설 대신에 일반 군대를 파견한다면 이는 훨씬 많은 비용이 들 것이다. 왜냐하면 그 지역의 모든 수입은 그 지역의 안보에 소모되고 말 것이기 때문이다. 그 결과, 취득된 영토는 군주에게 손해가 된다. 게다가 군대가 그 영토 안에 주둔함에 따라 전 지역에 손해를 가하기 때문에 더 많은 피해를 입히게 된다. 로마인들은 자신들이 점령한 나라에서 이러한 정책을 아주 훌륭하게 시행했다. 그들은 식민지를 세우고, 약소 세력과의 우호 관계를 (그들의 영향력을 증대시키지 않으면서) 유지했으며, 강력한 세력을 진압하고, 정복된 지역에서 강력한 외세가 영향력을 얻지 못하도록 조치했다.

② 가혹한 조치는 짧고 굵게, 베푸는 조치는 길고 가늘게 - 피지배자의 심리를 역이용하라

정복자는 국가권력을 탈취한 후에 그가 행할 필요가 있는 모든 가해행위에 대해서 결정해야 하며, 모든 가해행위를 일거에 저질러서 매일 되풀이할 필요가 없도록 조처해야 한다. 그렇게 하면 절제를 통해서 민심을 수습하고, 시혜를 통해서 민심을 자기 편으로 끌어들일 수 있다. 지속적으로 저지르는 가해행위는 사람들에게 안심을 느낄 여지를 주지 않는다. 따라서 가해행위는 모두 한꺼번에 저질러야 하며, 그래야 맛을 덜 느끼기 때문에 반감과 분노를 적게 야기한다. 반면에 시혜는 조금씩 베풀어야 하며 그래야 맛을 더 많이 느끼게 된다.

③ 군주가 인색해야 하는 이유는? - 어설픈 포퓰리즘(대중 인기 정책)보다 실질적인 혜택을

군주는 관후하다는 평을 듣기 위해 호화롭게 살아야 한다고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실제로는 호화로운 자기 과시를 위해서는 백성에게 무거운 세금을 물리게 되므로 오히려 인색하다는 악평을 듣게 될 것이다. 따라서 군주는 인색하다는 평에 대해 신경 쓰지 않아야 한다. 그의 재정이 충분하다는 점을 사람들이 깨닫게 되면, 궁극적으로 그는 (백성들의 재산을 빼앗지 않아도 되므로) 진정 관후하다고 여겨지게 될 것이다. 군주는 자신 또는 백성들의 재산을 쓰는 데에는 인색해야 할 것이며, 정복한 지역의 재산을 쓰는 것은 가급적 씀씀이가 넉넉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병사들이 그를 따르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타인에게 속한 것을 후하게 쓰는 것은 결코 군주의 평판을 떨어뜨리지 않고 오히려 드높일 것이다.

④ 군주의 본업은 백성의 생업을 권장하고 삶을 즐기도록 해주는 것 - 서민 경제 활성화 강조

군주는 재능이 있는 자를 아끼고 어떤 예능분야에서 뛰어난 자를 우대한다는 것을 과시해야 한다. 더욱이 군주는 시민들이 안심하고 상업, 농업 및 기타 분야에서 통상적인 생업에 종사하도록 권장해야 하며 이를 위해서 사람들이 빼앗길 것이 두려워 자신의 자산을 늘리거나 개량하는 것을 주저하지 않도록 하며, 부과될 세금이 두려워서 상업을 시작하는 것을 망설이지 않도록 해야 한다. 오히려 군주는 그러한 일을 하려고 하는 사람들과, 어떤 방법으로든 도시와 국가를 개량하는 자에게는 보상을 내려야 한다. 또한 일년 중 적절한 시기에 축제나 볼 만한 구경거리를 주선하여 사람들을 즐겁게 만들어야 한다.

군주론이 쓰여진 1510년대에 비해 약 500년이 지난 오늘날 한국의 상황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의 정책 조언들이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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