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 박항준 비즈니스모델 전문가/우: 박현정 액셀러레이터)

대기업을 흉내 내는 스타트업들이 TV광고를 종종 하고 있다. 투자받은 비용이 어마어마 하니 할만도 하겠지만 공중파에 광고를 내보낸다는 것은 그만큼의 책임도 따른다. 공중파 광고는 한 번에 브랜드를 알릴 수도 있지만, 한 번에 브랜드를 망칠 수도 있다.

스타트업이 열정과 아이디어로 입소문 마케팅을 통해 거둬들인 신뢰는 고객과의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서로 간 시행착오를 거쳐 구축한 것이다. 그런 신뢰와 유기적인 관계가 없는 스타트업이 투자를 받았다는 이유만으로 브랜드마케팅을 전개한다면 고객과의 접점에 있어 문제가 생길 확률이 높다. 자칫 불완전한 대응으로 불만 있는 고객의 비난과 독설 즉 ‘온라인 파편’이 스타트업을 파괴할 수 있음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SNS로 흥한 사람, SNS로 망한다“라는 말이 속담이 될 정도다.

소고기도 숙성기간이 필요하다. 갓 출고된 자동차의 엔진도 나사가 자리를 잡는 시간이 필요하다. 이를 ‘엔진 길들인다’고 표현한다. 기업도 마찬가지이다. 아무리 린스타트업을 거치고, 아무리 투자를 받아 자금력이 좋아졌다 하더라도 조직 운영경험이나 리스크 대응경험이 부족한 스타트업은 브랜드 마케팅을 조심해야 한다. 준비 되지 않은 브랜드 마케팅은 한방에 모든 것을 망칠 수 있다.

최근 O2O마케팅, SNS마케팅, MCN(Multi Channel Networks)서비스 등이 유행이다. 이제 기존 광고채널을 활용하지 않고도 다양한 홍보를 저렴하게 할 수 있는 세상이다. 그것도 매우 빠르게 전파할 수 있다.

그런데 반대로 살펴보면 나쁜 얘기도 빠르게 전파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정치인들을 보면 사소한 거짓말이 일파만파가 되어 결국 사퇴하는 경우가 있다. 정치 분석가들은 사건 초기 솔직하게 변명 없이 사과했더라면 넘어갈 일을 “아니다. 모른다. 기억나지 않는다.”라고 우기다가 나중에서야 사과하고 종말을 맞게 된 것이라고 평하기도 한다. 하지만 그들이 간과한 것은 나쁜 얘기도 빠르게 전파할 수 있는 네트워크 사회라고 말해주고 싶다.

스타트업일수록 리스크매니지먼트 시스템이 있어야 한다. 최근엔 연예인 소속사들이 리스크매니지먼트 시스템을 갖추고, 사고치는 연예인들을 관리하고 있다. 브랜드를 빨리 알릴 수 있는 시대, 리스크매니지먼트라는 안전장치가 없는 것은 브레이크 없는 열차와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