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자의 리더십과 행동 양식에 대한 연구와 조언은 무수히 많다. 앞서 19회 칼럼에서 소개한 스티븐 코비의 시간관리 매트릭스 등이 그 한 예이다. 그런데, 현대 사회에서는 사실상 모두가 1인자가 될 수는 없고 그럴 필요도 없다. 1인자는 그만큼 자질과 능력이 뛰어나야 하고 어렵고 힘든 점도 많기 때문이다. 상황과 타이밍도 맞아 줘야 하고, 또 진정한 1인자가 되려면 반드시 그 뒤에서 받쳐주는 2인자도 필요하게 마련이다.

그렇다면 과연 2인자의 정의는 무엇일까? 1인자가 되지 못해 그 밑에서 어쩔 수 없이 살아남은 사람일까? 2인자는 1인자가 못 된 사람이 아니라 자신의 능력과 상황과 역할에 맞게 최적화한 사람이다. 2인자는 어디까지나 본인의 역할에 충실해야 하며, 1인자가 못 보는 것을 보고, 빠뜨리는 것을 챙겨야 한다. 1인자가 몽상가이자 낙관주의자이자 이론가라면 2인자는 현실주의자이자 회의론자이자 실행가라야 한다.

또한 누구나 처음부터 1인자가 되는 것은 아니며, 영원히 1인자를 유지하는 것도 아니다. 2인자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한나라를 건국한 유방도 최초에는 항량 (초나라의 명장 항연의 아들이자 항우의 숙부이다, 진나라의 마지막 명장 장한과의 전쟁 중에 패하여 죽게 되고 그 뒤를 조카 항우가 이어받게 된다) 휘하의 2인자로 시작하였다. 그리고 점차 성장함에 따라 소하, 장량, 한신과 같은 뛰어난 역량을 보유한 2인자들을 적절히 활용하여 최종적으로 1인자에 오른 것이다. 출생 시점부터 금수저를 물은 채로 잠재적 1인자로 태어난 사람들도 마찬가지이다. 금수저라고 해도 본인의 역량이 2인자에 비해 너무나 뒤쳐진다면 결국은 2인자에게 추월 당하여 1인자의 지위를 내줘야 하는 사례는 역사에 무수히 많이 찾아볼 수 있다.

도요토미 히데요시 류 (流) 처세술 - “철저히 조직의 방침에 순응하라. 단, 기회가 있으면 반드시 치고 나가라.”

이와 관련하여, 2인자로서의 처세술의 절정을 보여주는 옆나라 일본의 한 인물을 예로 들어보겠다. 임진왜란의 원흉으로 용서받을 수 없는 전쟁 범죄자이기는 하나, 일본 역사상 거의 유일무이하게 신분제도 상 거의 최하급 졸병에서 시작하여 일본 천황 (* 심정상으로는 일왕이라고 부르고 싶으나 일본인들이 주장하는 자체적인 호칭이라 간주하여 묵인하겠음) 을 능가하는 권력자 (* 관백 - 간빠꾸 関白 및 태합 – 다이꼬 太閤, 천황을 섭정 대리하여 통치하는 자리) 까지 올라간 도요토미 히데요시(豊臣秀吉)의 2인자로서의 출세 전략만큼은 나름 뛰어난 점이 있으므로 그 과정상의 장점에 대해서만은 알아둘 필요가 있을 것 같아서이다. 이러한 도요토미 히데요시 류 (流) 출세 비결을 한 줄로 요약한다면 “철저히 조직의 방침에 순응하라. 단, 기회가 있으면 반드시 치고 나가라.” 라고 말할 수 있다. 다음 장에서는 보다 자세히 그의 출세 비결에 대해 적어 보도록 하겠다.
 

▲ 도요토미 히데요시 (출처 : 위키백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