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T, 인체공학, VR 같은 말로만 듣던 신기술이 소비자에게 익숙한 영역과 융합하면서 멋을 넘어 과학을 입는 시대가 가까이 다가왔다. 이와 더불어 실용성과 멋을 겸비한 웨어러블(신체에 착용, 부착해 정보를 입력∙출력 처리하는 스마트 기기로 관련 소재∙부품∙플랫폼∙서비스 등을 포함) 제품이 등장하고 있다. 패션과 IT 기술이 접목되면서 ‘패션테크(Fashion+Technology)’라는 신조어도 탄생했다. 제조업 기반의 섬유산업에서 디지털 기술 산업으로 확장을 통해 소비자의 라이프스타일에 녹아 들면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해 나가고 있다.

대표적인 웨어러블 제품으로는 삼성의 ‘기어S’, 애플의 ‘애플워치’ 같은 스마트워치를 떠올릴 수 있다. 스마트폰 시장이 성숙기에 접어들었다고 판단한 글로벌 IT 업체들은 웨어러블 상용화에 앞서고 있으며 구글 또한 음성인식을 통한 정보 접근과 손을 쓰지 않고 사진 및 동영상 촬영이 가능한 ‘구글글래스’를 선보였다. 지난 3월에는 구글과 리바이스가 합작한 ‘스마트 재킷’이 출시되기도 하였다.

▲ 구글과 리바이스의 스마트 재킷(출처 : levis)

한국콘텐츠진흥원의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3D 프린팅 기술을 활용한 샤넬의 칼 라커펠트와 신소재와 기술을 패션에 도입하는 시도를 지속해오고 있는 후세인 샬라얀 등 디자이너 브랜드와의 콜라보레이션 역시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기능과 디자인의 결합으로 가격 상승이 불가피해 상용화되기까지는 시간이 걸리겠지만, 소비자 선택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디자인’이 접목 되면서 가격과 기술이 안정기에 접어들었을 때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기업들의 경쟁이 심화 될 것으로 보인다.

국내의 경우 대기업을 중심으로 웨어러블 제품 개발이 이루어지고 있다. 삼성물산은 지난해 세계 최대 전자제품 박람회인 ‘CES 2016’에서 부스를 열고 자체 웨어러블 플랫폼 브랜드인 ‘더휴먼핏(The Human Fit)8’을 통해 8개 제품들을 소개했으며, 최근 자사 브랜드인 ‘빈폴’에서 가방에 장착하면 가방 위치를 확인할 수 있는 웨어러블 액세서리 ‘민트’ 백팩과 토트백을 출시했다. 코오롱인더스트리의 아웃도어 브랜드 코오롱스포츠는 2009년부터 IT(정보기술)을 접목한 자가발전 및 발열 기능 등을 갖춘 ‘라이프텍 재킷’을 선보였으며, 여성 잡화 브랜드 쿠론(COURONNE)에서 스마트폰과 연동되는 스마트백 ‘글림’을 출시하였다.

웨어러블 제품에 대한 글로벌 패션 브랜드와 IT 기업들의 다양한 시도가 지속되고 있다. 조사기관 트랙티카(Tractica)의 자료에 따르면 글로벌 웨어러블 시장 규모는 2020년까지 1억 8700만 개의 기기가 출하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또 주니퍼 리서치에 따르면 웨어러블 시장은 190억 달러 규모로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처럼 확장되는 글로벌 패션테크 시장의 흐름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여 상용화 시킬 수 있는 기술과 경험을 가진 기업이 누가될 것인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