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일, 국내 최초 인터넷전문은행 ‘케이뱅크’가 정식 출범했다. 서비스 시작 나흘 만에 신규계좌 개설 수가 10만개를 넘어섰고 일주일 만에 예금액이 1천억원을 돌파했다. 케이뱅크는 이뿐만 아니라 올 하반기 주택담보대출 상품을 출시하고 올해 말이나 내년 초엔 직불결제 서비스까지 도입할 예정이다.

상반기 중에는 제2호 인터넷전문은행 ‘카카오뱅크’도 영업을 개시한다. 무엇보다 4천만명이 넘게 사용하는 국민 메신저 ‘카카오톡’과의 연계 서비스가 최고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또한 “해외송금 수수료를 시중은행의 10%의 수준으로 줄일 것”이라고 밝혀 금융업계를 긴장시키고 있다.

▲ 인터넷전문은행 시대를 연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 (출처: 각사 홈페이지 캡처)

하지만 인터넷전문은행이 금융시장에 빠르게 뿌리내리기 위해서는 먼저 ‘은산분리법’ 완화가 요구된다. 현 은행법에서 산업자본은 은행 지분을 10% 이상 가질 수 없는데, (의결권은 최대 4%) 이것은 산업자본이 은행을 소유해 사금고로 쓰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이결과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 설립을 주도한 KT나 카카오와 같은 기업의 지분 확대나 최신 기술 도입 등에 제약이 걸린 상황이다.

다음은 ‘보안 문제’다. 케이뱅크 출범 직후에 곧바로 계좌 사기가 잇따라 발생하며 우려를 낳고 있다. 계좌 개설이 간편한 점을 악용해 중고 거래에서 해당 계좌로 대금만 챙긴 수법이다. 이에 케이뱅크는 “해킹이나 도용 등의 보안과는 전혀 관련 없는 사고”라고 입장을 밝혔으나 한 업계 관계자는 “케이뱅크의 책임이 아니라고 하더라도 사전 고객 필터링 등의 보안 시스템을 추가적으로 갖춰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중은행과의 ‘차별화’도 중요한 요소이다.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 모두 이자를 디지털 컨텐츠 형태로 지급하는 방법은 신선하지만 기존 금융판을 뒤흔들 정도의 힘은 아직까지 부족하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기존 은행 서비스의 변형에서 더 나아가 혁신적인 금융거래 플랫폼 창출 등의 변혁이 필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