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일주일 만에 테러 위험이 높다고 판단한 중동 아프리카 7개국 국적자에 대해 미국 비자 발급과 입국을 90일 동안 일시 금지하는 ‘반(反)이민 행정명령’에 서명하였다.

이후 미국 대도시의 국제공항을 포함 세계 여러 곳에서는 대규모 반대시위가 일어났으며, 민주당과 공화당의 일부 의원들도 철회를 촉구한 데 이어 유럽 주요 국가들도 크게 반발하고 나섰다.

실리콘 밸리 내 이민자 출신의 인재 이탈도 우려되고 있다. 실리콘밸리의 많은 IT기업 창업자들의 경우 이민자 출신이며, 고급 엔지니어들도 대부분 해외 인력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실리콘밸리의 주요 기업은 반(反)이민정책에 대해 어떤 입장을 내놓았을까?

구글의 경우 187명의 임직원이 영향을 받을 수 있으며, 이에 따라 정책이 부당하다는 입장을 표했다. 구글의 CEO인 순다르 피차이는 이번 행정명령으로 피해가 있는 직원은 ‘글로벌 보안팀’에 문의를 요청하도록 지시하였으며, 여행과 출장으로 해외 체류 중인 중동·아프리카 7개국 출신 직원에게 조속히 귀국할 것을 촉구하였다.  또한, 400만 달러(한화 약 45억 원) 규모의 이민자 난민구호기금을 조성해 미국 시민자유연맹(ACLU) 이민자 법률지원센터 국제구호위원회 유엔난민기구(UNHCR) 등 4개 단체에 기부를 결정하였다고 한다.

▲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출처 : pixabay)

애플의 CEO 팀 쿡은 전 직원에게 반이민정책이 부당하다는 의사를 담은 메일을 전달하였으며, 백악관에 반이민정책의 부정적 영향을 적극적으로 피력하며 법적 대응을 검토하고 있다.

페이스북 CEO 마크 저커버그 역시 강도 높은 비난과 동시에 인력운용 측면에서 직원과 가족을 보호하려는 방법 마련에 적극적으로 나설 방침을 시사하였다.

우버의 경우 300만 달러(한화 약 34억 원) 규모의 펀드를 조성해 체류와 입국에 문제가 있는 운전기사를 지원할 방침이며, 에어비앤비의 경우 난민과 미국 입국 거절자에게 무료 숙박을 제공할 예정이다.

리프트 또한 공항 억류자 석방을 위해 미국 시민자유연맹(ACLU)에 100만 달러(한화 약 12억 원) 기부를 발표했으며, 이 외에도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스타벅스 등이 법적 조치와 지원 방안을 검토 중이다.

따라서 우리 정부도 다양한 외교 채널을 활용하여 미국과 협력해 나갈 필요가 있으며, 한미 동맹이라는 이유로 중동·이슬람 국가에서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대책을 마련해야 할 시점이다.